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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철북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귄터 그라스

주니친구 2021. 9. 11. 14:54

영화 양철북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귄터 그라스


제가 어렸을 때는 영화를 보는 것이 상당히 귀한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토요명화라는 공영 방송프로그램이 있었고 토요일밤 마다 명화들을 한국어 더빙 버전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매주 토요일이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당시 보았던 명화 중에 ‘양철북’이라는 영화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요. 이 영화에 대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197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생충’이 받은 상과 동일합니다. 양철북은 주인공인 30살 오스카가 정신병원에서 회고록 형식으로 서술되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조부이자 폴란드 민족 운동가였던 콜야이체크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감자밭으로 도주한 그는 순진한 소녀이자 오스카의 조모와 마주하였고 아무일 없다는 듯 감자를 굽고 있는 그녀의 치마속에 숨어들어갑니다. 경찰은 치마를 들출 생간은 당연히 못하였고 그 와중에 그짓을 한 모양인지 오스카의 어머니를 임신합니다. 오스카의 어머니 아그네스 콜야이체크는 폴란드인 사촌인 얀 브론스키를 사랑하지만 독일인 알프레드 마체라트와 결혼하였고 브론스키는 헤드비히라는 여성과 결혼하여 슈테판이라는 아들을 낳습니다.

 

오스카는 어릴적부터 어른들에게 필적하는 지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3살때 부터 어른들의 추악한 세계를 혐오하며 더 이상 성장을 거부하고 높은 곳에서 일부러 떨어져서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난쟁이가 된 오스카는 선물받은 양철북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이 양철북은 오스카에게 중요한 요소로 오스카가 당시 사회 흐름에 대한 순응을 거부하는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비록 신체의 성장은 3살에서 멈추었지만 오스카는 이미 어른과 진배없는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양철북을 두드리며 어른들과 잘 못 돌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울분을 표현합니다.

 

일종의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양철북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면 그 충격파로 주변 유리가 깨지거나 나치 관련행사에서 사람들이 흥겹게 춤추는 것을 만들기도 합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오스카는 어머니 아그네스와 친아버지 후보 브론스키와 차례로 사별하고 마체라트가 고용한 가정부 마리아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다가 마리아가 마체라트와 결혼하면서 갈등을 겪습니다. 이후 오스카는 전쟁이 끝나는 와중에 나치당원이었던 마체라트 마저 소련군에게 사살되자 그의 장례식에서 양철북을 집어던지고 다시 성장하기로 결심하고 마리아와 쿠르트와 함께 서독으로 향합니다.

 

서독에서 그동안 몸으로 느끼지 못했던 암시장 등의 사회요소에 몸을 담그고 석조공으로 일하다가 누드 모델이 되기도 하며 방황하게 됩니다. 흠모하던 간호사 도로테아를 만나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살해되고 오스카는 누명을 쓰고 정신이상자로 판단되어 정신병원에 갖히게 됩니다. 정신병원에서 회고록을 집필하다가 서른살이 되는 생일에 정신병원에서 나가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찰하면서 글이 마무리 됩니다. 영화 양철북의 원작소설을 지은 저자는 귄터 그라스로 그는 1927년 10월 16일에 태어난 독일의 소설가입니다.

 

그는 독일 단치히 자유시에서 식료품 상인이었던 독일계 아버지와 슬라브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제국노동봉사대에서 근무하던 중 1944년 무장친위대에 입대하여 10 SS기갑사단 프른즈베르크로 발령받아 참전하였습니다. 종전후 부상당한 채로 미군의 포로로 잡혀서 1946년 까지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으며 이사실은 자신이 최근 발간한 자사전에 기록하였습니다. 그는 종전후 1947년 부터 일년간 광산에서 일하며 석공기술을 익혔습니다. 1948년 부터 1952년 까지는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에서 그래픽과 조각을 배웠으며 1953년 부터 1956년까지는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조각을 배웠습니다.

 

1955년 슈투트가르트 방송국의 서정시 경연대회에서 입상하였고 작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1959년 매우 묘사적인 언어로 ‘양철북’을 발표하였으며 1996년 유럽문화공로상, 1999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02년에는 빌헬름 구스틀로프 침몰사건을 다룬 소설 게걸음으로 가다를 발매하였으며 현재까지 문학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제가 양철북이라는 영화를 접한것도 벌써 30여년이 지났습니다. 당시에도 상당히 충격적인 소재였지만 그의 배경 또한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치의 무장친위대로 근무하였지만 당시 독일의 사회를 비판하였으며 제대로된 문학 교육을 받지 못하였지만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된 그의 특별함이 대단하게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