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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내기 인생의 애환을 담은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우리나라는 6.25 이후 급격한 사회변화와 산업화를 겪은 나라입니다. 지금에야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지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려움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별다른 기술이 없으면 공사판에서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하더라도 아버지의 직업을 선생님이 물으면 ‘건축업’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였습니다. 저의 아버지 역시 건축업을 했기때문에 당시 상황을 누구보다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과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내 소설 ‘삼포가는 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황석영’님의 작품인데요. 줄거리는 공사판을 떠돌아다니는 영달은 넉달 동안 머물던 공사판의 일이 중단되자 밥값을 떼어먹고 도망쳐 나오게 됩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던 중 정씨를 만나 동행하게 되는데요. 정씨라는 인물은 교도소에서 목공과 용접 등의 기술을 배우고 출옥하여 영달이 처럼 공사판을 떠돌아 다니던 노동자로 그는 영달이와는 달리 정착을 위해 고향인 삼포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들은 찬샘이라는 마을에서 ‘백화’라는 창녀가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술집 주인으로부터 그녀를 잡아오면 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들은 감천으로 행선지를 바꾸어 가던 중에 도망친 백화를 만나게 됩니다. 백화는 이제 겨울 22살이지만 열여덟에 가출하여 수많은 술집을 전전해서인지 삼심은 넘는 여자 처럼 늙어보이는 작부였습니다. 그들은 그녀의 신세가 측은하게 여겨져 동행하게 됩니다.

 

그들은 눈이 쌓인 산골길을 함께 걸어가다가 길가의 폐가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이게 됩니다. 백화는 영달에게 호감을 느껴 그감정을 표현하지만 영달은 무뚝뚝하게 응대합니다. 그들은 다시 길을 나서게 되고 눈길을 걷다가 백화가 발을 다쳐서 걷지 못하자 영달이 백화를 업습니다. 일곱시쯤 감천 읍내에 도착하고 역에 도착하자 백화는 영달에게 자신의 고향을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하지만 영달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비상금을 모두 백화에게 주고 차표와 요깃거리를 사줍니다. 백화가 떠난후 영달과 정씨는 삼포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삼포에도 공사판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달이는 일자리가 생겨 반가웠지만 정씨는 발걸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마음의 정처를 잃어버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삼포 가는 길은 급속화 산업화 속에서 고향을 상실하고 떠돌아다니는 뜨내기의 인생 애환을 그린 작품입니다. 작가인 황석영은 1943년 1월 4일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1945년 광복 후 평양 외가에서 지내게 됩니다. 1947년 월남하여 영등포에 정착하였으며 1950년 영등포 국민학교에 입학하였으며 한국전쟁으로 피난지를 전전하게 됩니다. 1956년 경복중학교, 1959년 경복고등학교에 입학했으며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1960년 경복고등학교 재학중 경찰의 총탄에 사망한 안종길의 유고 시집을 발간하였으며 1961년 전국고교문예 현상공모에 <출옥일>이 당선되었습니다. 1962년 봄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남도 지방을 방랑하다 같은해 10월 집으로 돌아와 11월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입석부근>이 당선되어 등단하게 됩니다.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1964년 숭실대학교 재학중 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참가하였다가 영등포 경찰서 유치장에서 만난 제2한강교 건설노동자와 남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시기에 일용직 노동 등 다양한 일을 하다가 칠북의 장춘사에 입산합니다. 1966년 대학에서 제적된 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합니다. 참전 후 1969년 제대하였으며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환영의 돛> <탑>이 당선되었습니다. 이때 부터 본명인 황수영 대신 황석영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고 전해집니다. 1970년부터 삼포가는길, 돌아온사람, 객지 등의 현실주의 중 단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였으며 1974년 한국일보에 대하소설 <장길산>을 연재하여 1984년까지 연재합니다.

 

1899년 3월에는 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초청으로 방북하여 김일성과 만났으며 국군보안사령부의 사찰대상 중 한사람이 되어 노태우 정부로 부터 감시당하게 됩니다.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으며 2009년 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중앙 아시아 순방에 참가합니다. 2012년 대선을 계기로 야권 후보를 지지하며 야권대선 후보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 관여하기도 하였습니다.

 

황석영의 소설은 사회적 상황에 대해 예리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과 강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입니다. 유신정권의 개발 우선정책과 산업화, 근대화의 파행적 전개 등이 황석영의 투철한 시대의식과 맞부딪침으로 그의 소설을 더욱 문제적인 작품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황석영의 작품들은 대개 민중의 시선에서 그려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국민 소설가로 불리는 만큼 광범위한 그의 경험과 지식이 아직까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의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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